ES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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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것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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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여름휴가가 시작되는 달입니다.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여행 이야기가 오갑니다. 어디를 갈지, 무엇을 먹을지, 하루에 몇 군데를 둘러볼지, 놓치면 안 되는 맛집은 어디인지. 휴가를 앞둔 설렘은 언제나 비슷하지만, 문득 한 가지 재미있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정말 쉬기 위해 휴가를 준비하는 걸까요, 아니면 휴가마저도 열심히 보내기 위해 준비하는 걸까요.

휴가를 다녀왔는데 왜 더 피곤한 걸까요?

돌아보면 저 역시 그랬습니다. 어렵게 시간을 내 떠난 여행인데 하루를 허투루 보내고 싶지 않았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유명한 카페를 찾아가고, 예약해 둔 식당에 맞춰 이동하고, 꼭 가봐야 한다는 관광지를 하나씩 체크했습니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면 사진은 가득 남았지만 이상하게 몸은 더 무거웠습니다. 휴가를 다녀왔는데 왜 더 피곤한 걸까. 아마 많은 분이 한 번쯤은 같은 경험을 해보셨을 것입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쉬는 법보다 열심히 사는 법을 먼저 배웠습니다. 목표를 세우는 법, 계획을 세우는 법,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법은 익숙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충분히 쉬는 법은 배워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쉬는 순간에도 마음 한편에서는 계속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은 죄책감이 올라옵니다. 하루 종일 누워 있으면 시간을 낭비한 것 같고, 여행을 가서도 계획한 일정을 다 소화하지 못하면 아쉬움이 남습니다. 몸은 쉬고 싶다고 말하는데 마음은 계속 움직이라고 등을 떠미는 것입니다.

몸은 가장 먼저 신호를 보내지만 우리는 가장 늦게 이해합니다.

저는 오랫동안 몸과 사람의 삶을 연결해 바라보는 일을 해오면서 하나의 공통점을 발견했습니다.

몸은 늘 가장 먼저 신호를 보내지만 우리는 그 신호를 가장 늦게 이해한다는 것입니다. 피곤하면 쉬어 달라고 말하고, 긴장하면 잠시 멈추라고 말하며, 지치면 속도를 조금 늦추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신호를 듣기보다 커피를 한 잔 더 마시고, 일정을 하나 더 추가하며, ‘조금만 더’라는 말을 스스로에게 반복합니다.

그러다 보니 몸은 쉬지 못하고, 마음은 여유를 잃고, 결국 관계까지 지쳐갑니다. 예민해지고, 작은 말에도 상처를 받고, 가까운 사람에게 괜한 짜증을 내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이 관계의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그 시작은 몸이 충분히 쉬지 못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몸과 욕구와 관계는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BNR(Body·Needs·Relationship)이라는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몸을 이해하면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보이고, 자신의 욕구를 이해하면 관계를 표현하는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몸과 욕구와 관계는 서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져 있다는 사실을, 저는 지난 시간 동안 수많은 사람과 만나며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BNR Salon을 만든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누군가를 가르치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잠시 멈춰 자신의 몸을 돌아보고, 서로의 경험을 나누며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라고 안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동행클럽을 운영하면서도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답을 얻었다기보다 나를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저는 그 한마디가 참 좋았습니다. 사람은 정답보다 공감을 통해 더 많이 변화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여행 계획표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적어보세요.

이번 여름휴가만큼은 계획표에 하나를 더 적어보면 어떨까요. 꼭 가야 할 장소가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말입니다.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바람을 느끼는 시간, 목적 없이 천천히 걷는 시간,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시간처럼 몸이 정말 쉬었다고 느낄 수 있는 시간을 일부러 남겨두는 것입니다.

어쩌면 가장 좋은 휴가는 가장 많은 곳을 다녀온 여행이 아니라, 가장 많이 회복하고 돌아온 여행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늘 더 많은 경험을 위해 휴가를 떠났지만, 이번만큼은 더 나은 몸과 마음으로 돌아오기 위한 휴가를 계획해 보면 좋겠습니다.

몸이 충분히 쉬어야 다시 새로운 일을 시작할 힘이 생기고, 마음이 편안해야 사랑하는 사람들과도 더 따뜻하게 연결될 수 있으니까요.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은 어떤 휴가를 계획하고 계신가요.

혹은 여러분에게 ‘잘 쉰 하루’란 어떤 하루인가요?

끝까지 읽어주셨다면 댓글이나 채팅으로 한 줄만 들려주세요. 여러분의 한 문장이 누군가에게는 “나도 이렇게 쉬어도 괜찮겠구나”라는 용기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올여름은 많이 다녀온 휴가보다, 많이 회복한 휴가가 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

#왝트 #WACT #BNR.Salon #왝트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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