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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까지 지치는 무더위에는, 《내면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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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 할 일은 많은데 몸이 도무지 따라주지 않던 날이 있었습니다.

책상 앞에 앉아 있어도 집중되지 않았고, 해야 할 일을 생각할수록 마음만 조급해졌습니다.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았지만 몸은 계속 그만하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예전의 저는 그러한 몸을 설득하려고 했습니다. 조금만 참자, 이것까지만 끝내자, 오늘 계획한 일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날도 평소처럼 몸을 밀어붙이려고 했지만 더 오래 앉아 있는다고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지 않았습니다. 결국 일을 멈추고 평소보다 일찍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개운하게 샤워한 뒤 요가 매트를 펼치고 두 시간 동안 천천히 몸을 움직이며 호흡과 명상에 집중했습니다. 해야 할 일이 사라진 것도 아니고 해결되지 않았던 문제가 갑자기 풀린 것도 아니었지만, 굳어 있던 어깨가 풀리고 짧아졌던 호흡이 깊어지자 계속 저를 재촉하던 생각도 함께 느려졌습니다.

그날 마음이 지쳤다고 생각했지만, 어쩌면 몸이 먼저 지쳐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이처럼 몸과 마음이 함께 지치는 무더운 여름에 추천하고 싶은 책이 김주환 교수의 《내면소통》입니다.

몸은 제가 인정하기 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저는 오랫동안 몸보다 계획을 먼저 믿었습니다. 오늘 해야 할 일이 정해져 있으면 몸이 피곤해도 끝내야 한다고 생각했고, 몸이 보내는 신호를 집중력이 부족하거나 의지가 약해진 결과로 여기기도 했습니다.

직장생활을 오래 하면서 일정과 목표에 맞추어 움직이는 일에 익숙해졌고, 중요한 프로젝트가 있으면 피곤함을 뒤로 미루었습니다. 해결해야 할 일이 있으면 감정도 잠시 접어두었습니다. 그러한 방식으로 실제로 많은 성과를 만들었지만, 몸의 신호를 너무 늦게 알아차리는 습관도 생겼습니다.

몸은 이미 지쳐 있는데 마음은 조금 더 할 수 있다고 말했고, 몸은 멈추라고 하는데 머리는 지금 쉬면 뒤처질 것이라고 재촉했습니다. 긴장이 오래 이어지면 작은 일에도 예민해졌고, 평소에는 넘길 수 있는 말에도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그럴 때마다 관계에 문제가 있는지, 일이 잘못되고 있는지, 제가 너무 약해진 것은 아닌지 이유를 찾으려 했습니다. 그러나 때로는 복잡한 해석보다 충분한 잠과 휴식, 깊은 호흡과 움직임이 먼저 필요했습니다. 몸은 제가 지쳤다고 인정하기 전부터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생각만으로 감정을 바꿀 수는 없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감정을 생각의 문제라고 여깁니다. 마음이 힘들면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하고, 불안하면 걱정을 멈추라고 자신을 설득합니다. 화가 나면 감정을 잘 다스려야 한다고 말합니다.

저 역시 감정은 생각을 바꾸면 달라질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힘든 일이 생기면 원인을 분석했고,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답을 찾으려 했습니다. 생각을 정리하면 마음도 자연스럽게 편안해질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물론 생각을 바꾸는 일은 중요하지만 몸이 지쳐 있고 호흡이 얕아진 상태에서는 아무리 좋은 생각을 해도 마음이 쉽게 따라오지 않았습니다. 《내면소통》은 마음을 바꾸기 전에 몸과 뇌의 상태를 먼저 살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합니다.

호흡과 움직임, 명상이 단순히 기분을 전환하는 행동이 아니라 감정을 조절하고 회복하는 과정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자신을 탓하기보다 현재 몸이 어떤 상태인지 먼저 살펴야 한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나는 왜 이러지?”에서 “내 몸은 어떤 상태이지?”로

《내면소통》을 읽은 뒤 감정을 대하는 질문의 순서가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마음이 불안하거나 예민해지면 “나는 왜 또 이러지?”라고 물었지만, 지금은 먼저 “오늘 내 몸은 어떤 상태인가?”라고 묻습니다.

충분히 잠을 잤는지, 끼니를 제대로 챙겼는지, 호흡이 너무 얕아지지는 않았는지, 어깨와 턱에 힘이 들어가 있는지, 지나치게 오랫동안 쉬지 않고 달려온 것은 아닌지 살펴봅니다. 이 질문은 저를 평가하기 위한 질문이 아니라 이해하기 위한 질문입니다.

몸을 이해한다고 해서 현실의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몸의 긴장이 조금 가라앉으면 같은 문제를 다른 상태에서 바라볼 수 있습니다. 지쳐 있을 때는 상대의 짧은 말도 무관심처럼 느껴지고, 불안한 상태에서는 답변이 늦는 것만으로도 관계가 멀어졌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몸이 편안해지면 즉각적으로 반응하기보다 제가 왜 힘든지 생각할 여백이 생기고, 감정 아래 숨어 있던 욕구도 더 정확하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몸을 돌보는 일은 관계를 돌보는 일입니다.

이것이 제가 BNR Salon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은 Body·Needs·Relationship의 출발점입니다. 몸의 반응을 알아차리면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이해할 수 있고, 욕구를 이해하면 관계에서도 조금 더 건강한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말에 갑자기 화가 났을 때 우리는 보통 그 말이 잘못되었다는 사실부터 설명하려 하지만, 잠시 몸을 살펴보면 심장이 빨라지고 어깨가 굳으며 호흡이 짧아진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 반응 아래에는 무시당하고 싶지 않은 마음, 존중받고 싶은 욕구, 관계에서 안전하고 싶은 바람이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몸의 반응을 알아차리지 못하면 분노만 표현하게 되지만, 욕구를 이해하면 “그 말을 들었을 때 존중받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어 속상했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몸을 이해하는 일은 단순히 건강을 관리하는 일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욕구를 발견하고, 관계에서 다른 표현을 선택하기 위한 출발점입니다.

무더운 여름,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묻는 시간

자기돌봄은 거창한 계획에서 시작되지 않습니다. 잠시 호흡을 길게 내쉬는 것, 굳은 어깨를 움직이는 것, 시원한 물로 샤워하는 것, 햇빛이 약해진 저녁에 걷는 것, 피곤한 날에는 평소보다 일찍 잠드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힘들어하는 자신을 고쳐야 할 대상으로 바라보지 않고 현재 어떤 상태인지 다정하게 궁금해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저는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많으면 마음이 조급해지고, 몸이 피곤해도 조금 더 해보려고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예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몸의 신호를 무시한 채 끝까지 가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건강한 몸에서 건강한 욕구가 생기고, 건강한 관계를 만들 수 있다는 제가 전하고 싶은 말을 먼저 제 삶에서 지키고 싶습니다.

마음을 다잡으려고 애쓰는데도 좀처럼 괜찮아지지 않는다면 “내 마음은 왜 이럴까?”라고 묻기 전에 “지금 내 몸은 어떤 상태일까?”라고 질문해보시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은 몸과 마음이 지친 날 자신을 회복하기 위해 무엇을 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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